테슬라 주가 폭락과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
며칠 전 테슬라의 2023년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 주가 폭락이 현실화 됐다.
실적 발표와 동시에 하루 만에 16% 가까이 폭락했다.
12월 27일을 기준으로 보자면 30% 가량 하락한 셈이다.
실적 발표 전에도 분위기는 여러 측면에서 좋지 않았다.
2024년이 되면 일찌감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거라 믿는 듯 했던
시장의 기대감도 그 시기가 지연되는 느낌인데
테슬라와 같은 성장 기업의 입장에서,
금리 인하는 주가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일 수 밖에 없다.
최근 미국을 휩쓴 강력한 한파로 인해 부각된
전기차의 취약성에 대한 악재도 있었고
미국의 렌터카 업체 허츠가 테슬라 차량을 일부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테슬라 주가 폭락의 배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허츠의 테슬라 차량 판매는,
그렇잖아도 2023년 내내 차량 가격인하를 단행하며
마진율을 희생해온 테슬라를 걱정스럽게 지켜봐 온 동시에,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 번 그 공포를 자극한 사건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렇듯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불리하게 흘러가는 상황들이
테슬라 주가 폭락의 간접적 배경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급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테슬라 차량판매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전기차 자체의 문제보다
외부환경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확실히 시간문제라고 판단한다.
테슬라 주가 폭락과 그 원인들
일차적인 원인은 2023년 4분기 실적 부진이다.
- EPS 약 $ 0.74 예상하던 시장 예측과 달리 $ 0.71 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보다 낮았고
- 매출도 시장 예측 25.61B 에 못미치는 25.17B 이었다.
그러나 전기차 인도량이 이미 사전에 발표된 상태였고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은 이미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으므로
실적 발표 전부터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실적 발표일 전까지 천천히 밀려 내려오고 있던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실적 발표와 거의 동시에 진행된 테슬라 주가 폭락 원인은
부진했던 실적 외에 또 다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무엇보다 2024년의 전기자동차 사업 성장률이 2023년보다 낮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
테슬라 주가 폭락의 결정적 이유였다. - 이러한 상황에서 2024년에 대한 가이던스, 전략을 컨퍼런스 콜에서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 여기에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아래 발언이 테슬라 주가 폭락을 부추겼다.
“무역 장벽이 세워지지 않으면 그들은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무너뜨릴 것”
2024년 전기차 사업 성장률이 낮을 수도 있다는 전망은 그렇다 쳐도,
그에 대한 대응책이나 전략, 목표도 제시 하지 않은 데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발언은
전세계 전기차 1위 업체로 인식되고 있는 테슬라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자신감 상실로 비춰졌을 가능성이 크다.
일론 머스크의 발언에 대한 이러한 해석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반영되어 있는
테슬라 주가 폭락에 상당 부분 영향을 주었을 거라 생각된다.
한편, 일론 머스크의 이러한 발언의 중심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있다.
BYD는 2023년 4분기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찰리 멍거(Charlie Munger)가 본 BYD 회장 왕촨푸(wáng chuán fú)
BYD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워렌 버핏의 오른팔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으로 잘 알려져있던
찰리 멍거가 BYD에 투자하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찰리 멍거가 BYD 왕촨푸 회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 하는지,
왕촨푸 회장의 어떤 점이 찰리 멍거로 하여금
BYD에 투자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했는지
잘 알 수 있는 인터뷰가 있다.
찰리 멍거는 BYD 왕찬푸 회장에게서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나는 1주일에 70시간을 일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천재라는 것
왕촨푸 회장이 자동차 사업을 시작하려 했을 때
찰리 멍거가 만류했으나 소용없었다는 사실 또한 위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왕촨푸 회장의 결정이 옳았음은 지금까지의 성공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에 대해 찰리 멍거는,
”그를 만류해본 영광을 얻게 되었다. 천재들은 다른 사람 말을 잘 듣지 않는다. ”
라고 덧붙인다.
찰리 멍거의 이러한 평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BYD 왕찬푸 회장은 한마디로 ”천재적인 일 중독자”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타고난 재능과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겸비한 인물이다.
BYD가 이번 2023년 4분기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BYD는 테슬라가 결코 우습게 볼 상대가 아니다.
론 바론(Ron Baron)이 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에 투자하여 평균 매수가격 약 $40,
약 20배의 수익률(2022년 기준)을 자랑하는,
바론 캐피털 그룹(Baron Capital Group)의 설립자이자,
월스트리트에서 낙관주의 투자자들의 왕으로 불리는 론 바론.
그가 일론 머스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인터뷰가 있다.
인터뷰 시기는 2021년 9월로 추정된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모두 경영하고 있는 것이
불안하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론 바론은 일론 머스크의 일에 대한 헌신성을 언급한다.
그가 하루 5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공장과 생산라인에 머무르며 일에 쏟아붓고 있음을 강조한다.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또 다른 인터뷰에서도 론 바론은 여기에 대해 언급했다.
텍사스에 있는 공장 및 스페이스 X의 로켓발사대 옆 15평 정도 되는 집에서
하루 5시간 밖에 자지 않으며 일하고 있다고 대답하며
현재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일론 머스크의 건강이라고 말한다.
가끔씩 튀어나오는 그의 돌발적 언행 때문에 사람들이 잊고 있는 듯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예전부터 엄청난 일중독자로 유명했다.
찰리 멍거가 BYD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의 하나가
왕촨푸 회장의 일에 대한 헌신성이라면,
일에 대한 헌신성의 측면에서 라면
일론 머스크 또한 결코 왕촨푸 회장에게 지지 않는다.
찰리 멍거(Charlie Munger)가 보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그렇다면 천재성의 측면에서라면 어떨까
위에서 살펴본 바에 따라,
왕촨푸 회장의 일에 대한 헌신성과 천재성이
찰리 멍거의 BYD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천재성에 대해 찰리 멍거나 워렌 버핏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자료는 별로 없다.
그러나 아래 인터뷰를 통해 대략적으로 짐작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한 사람이 완전히 서로 다른 두 산업 모두에서,
놀라운 사업 성과를 만들어내는 상황을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워렌 버핏의 질문에 이어,
두 사람은 아마존(Amazon)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에 대해 얘기한다.
제프 베조스가 리테일(Retail) 산업과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rvice) 산업 모두에서
큰 사업적 성과를 거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찰리 멍거는,
”제프 베조스는 우리와 종이 다르다.” 라고 말한다.
아마존에 투자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 동시에,
제프 베조스의 천재성을 인정하는 장면이다.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는,
이처럼 완전히 서로 다른 두 산업 모두에서
놀라운 사업 성과를 거둔 제프 베조스의 천재성을 인정하지만,
- 1세대 전자결제 서비스 기업이자
핀테크 산업의 시작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페이팔을 성공시켰고, - 테슬라의 사업적 성공를 통해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의 문을 열었으며,
-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산업 분야에 도전하여
지금까지 스페이스X(space X)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는,
일론 머스크 만큼 이러한 사례에 부합하는 인물이 또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워렌 버핏이 테슬라에 투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테슬라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